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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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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15-07-13 16:05 조회9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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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를 읽고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교수 겸 한국통번역사협회 회장 곽중철 (010-5214-1314)

지난 7월 10일 자 박영원 우리어문학회 고문의 독자의견 [생각해 봅시다] “고유명사 英文 표기 원칙 좀 더 신중해야”라는 글을 읽고 그 원칙 수립에 지난 2010년부터 참여해온 사람 중 하나로 가만있을 수 없어 펜을 들었다. 우선 이 정책은 수립 단계에서부터 매우 신중한 접근을 했다. 약 5년 전 시작된 추진 과정에서부터 문제점이 드러나면 수정을 거듭했다. 각계의 자문위원, 문화재위원과 문화재청의 전문가들이 모여 공청회, 전문가검토회의, 주한외국인토론회, 불교전문가검토회의와 유관기관검토회의를 했던 기억이 새롭다.
이번에 문체부가 내놓은 통일안에서 문화재명을 로마자(음역)+속성(의미역) 번역으로 한 것은 외국인에게 우리말 명칭을 알리는 동시에 외국인의 이해를 도모코자 한 것이다. ‘한강’을 ‘Hangang’으로만 번역하면 우리말을 모르는 외국인은 강이라는 것을 인식할 수 없다. 2015년 3월 문체부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의 결과를 반영한 것이 외국인에게 우리 문화의 작명을 맡긴 격이라 하나 영문 표기의 주 사용자인 외국인 관광객의 이해를 돕는 것이 목적이므로 그들의 선호도를 반영하여 통일안을 정한 것은 타당한 것이다.
2012년 문화재청은 문화재 유형별 전문가 및 유관기관 검토 회의, 대국민 공청회, 지자체 및 의견 수렴, 2015년 번역 표준화 관련 기관 협의 등을 통해 통일안이 마련했으므로 국내외 의견 수렴을 충분히 거쳤다고 할 수 있다. 외국에서도 자국의 문화재나 자연지명을 영문으로 표기할 경우 고유어 명칭에 속성 번역을 덧붙인 사례가 많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도 東大寺를 Todaiji Temple(도다이지 절), 荒川을 Arakawa River(아라카와 강), 渡月橋를 Togetsu-kyo Bridge(도게쓰 교)로 쓰고 있다.
속성번역을 사족이라고 느끼는 것은 한국어를 아는 사람들에게만 그렇고, 대부분의 외국인은 속성 번역을 통해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괄호 안에 속성을 표시할 경우 속성 표시가 아니라 전체 로마자 표기부분의 별칭이나 다른 이름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으며 영미권에서 괄호는 매우 제한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 이 작업에 동참하면서 느낀 것은 한국어 명칭을 영어로 옮기는 데는 모두가 동의하는 정답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보는 사람의 소속, 경력, 전공분야 등에 따라 시각과 견해가 다 다르다. 현 시점에서 최선책이 없다면 차선책에 만족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더 강국이 되어 한국어를 아는 외국인이 늘어나면 '한강'은 'Hangang'으로, '경복궁'은 'Gyeongbokgung'으로 통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찌보면 신에 도전하는 인간들에 벌을 주기 위해 그들을 모두 흩트리고 다른 말을 쓰게 했다는 바벨탑의 신화처럼 한국어의 영어표기는 영원히 정답을 찾을 수 없는 인간의 한계가 될 수도 있다. 



 

 
 
 

곽중철 (2015-07-24 10:39:39) 
 
[조선일보를 읽고] 고유명사 英文 표기 외국인의 이해를 돕는 게 목적 곽중철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교수
 조선일보: 2015.07.24 03:00


 "고유명사 英文 표기 원칙 좀 더 신중해야" 글(7월 10일 오피니언면)을 읽고, 그 원칙을 세우는 데 지난 2010년부터 참여해온 사람으로 이해를 돕고자 반론을 편다. 관련 위원들은 약 5년 전 시작된 추진 과정에서부터 수많은 공청회와 토론회와 회의를 열고 문제점이 드러날 때마다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

이번에 문체부가 내놓은 통일안에서 문화재명을 로마자(음역)+속성(의미역) 번역으로 한 것은 외국인에게 우리말 이름을 알리는 동시에 외국인의 이해를 도모코자 한 것이다. '한강'을 'Hangang'으로만 번역하면 우리말을 모르는 외국인은 강이라는 것을 인식할 수 없다. 2015년 3월 문체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이 외국인에게 우리 문화의 작명을 맡긴 격이라고 하나, 이 사업은 영문 표기의 주 사용자인 외국인의 이해를 돕는 것이 목적이므로 그들의 선호도를 반영해 통일안을 정한 것은 타당하다.

외국에서도 자국 문화재나 자연 지명을 영문으로 표기할 때 고유어 이름에 속성 번역을 덧붙인 사례가 많다. 일본에서는 '東大寺(동대사)'를 'Todaiji Temple(도다이지 절)', '荒川(황천)'을 'Arakawa River (아라카와 강)'로 쓰고 있다.

속성 번역을 사족이라고 하는 것은 한국어를 아는 사람들만 그렇고, 외국인 대부분은 속성 번역을 통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폭을 넓힐 수 있다. 괄호 안에 속성을 표시하면 속성 표시가 아니라 전체 로마자 표기 부분의 별칭이나 다른 이름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 영미권에서 괄호는 매우 제한적으로 쓴다.

지난 5년간 이 작업에 동참하면서 느낀 것은 한국어 명칭을 영어로 옮기는 데 모두가 동의하는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최선책이 없다면 차선책에 만족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더 강국이 되어 한국어를 아는 외국인이 늘어나면 '한강'은 'Hangang'으로, '경복궁'은 'Gyeongbokgung'으로 통일할 수 있을 것이다. 
 
 
 

곽중철 (2015-07-30 17:27:32) 
 
[생각해 봅시다] 고유명사 英文 표기 원칙 좀 더 신중해야
• 박영원 우리어문학회 고문
 입력 : 2015.07.10 03:00
박영원 우리어문학회 고문
 어떤 정책이든 수립 단계에서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추진 과정에서 큰 문제점이 드러나면 수정이나 재수립에 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근래에 있었던 광화문 현판 교체나 숭례문 복원 결과에서 나타난 문제점이 좋은 예가 된다. 보도에 의하면 이번에 문체부가 도로 표지판이나 관광 지도마다 제각각인 지명과 문화재의 영문 표기를 일원화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내용을 보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외국인을 지나치게 의식한 조어(造語) 원칙 때문이다. 몇 가지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한강'을 영어로 표기할 때 'Hangang River'나 'Hangang'으로 표기해야 하고 '경복궁'은 'Gyeongbokgung Palace' 또는 'Gyeongbokgung'으로 표기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엔 모두가 고유 명칭이기 때문에 '한강'은 'Hangang'으로, '경복궁'은 'Gyeongbokgung'으로 통일해야 한다. 즉 'Hangang River'나 'Gyeongbokgung Palace'로 표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게다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Namsan Mountain' 표기가 이해하기 쉽다는 높은 응답을 반영했다고 하는데 외국인의 입맛에 맞게 명칭을 표기한다면 우리나라의 고궁이나 지명 등을 외국인에게 작명시키는 해괴망측한 처사요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부득이 외국인을 감안한다면 알파벳 활용 표기 기준부터 통일하는 것이 우선이다. 한 예로 '현대'의 영문 표기는 'Hyun Dai'인데, '대우'는 'Dae Woo'로 표기하고 있어 같은 '대'인데도 영문 표기는 다르다. '성(姓)'씨를 표기할 때도 '박'의 초성 'ㅂ'을 'P' 또는 'B'로, '김'의 초성 'ㄱ'은 'K' 또는 'G'로 당사자에 따라 그 표기를 달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경복궁'은 그 이름 자체에 '궁궐'의 의미가 있고, '남산'은 그 단어 자체가 산을 의미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외국인을 위해 사족을 달듯 'Gyeongbokgung Palace'로 하거나 'Namsan Mountain'이라고 표기하는 것은 정부 부처가 우리말을 망가트리는 선봉장 노릇을 자임하는 것이다. 외국인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라면 고유 명칭에 괄호를 사용해 '경복궁'은 'Gyeongbokgung(Palace)'으로, '남산'은 'Namsan(Mountain)'으로 표기하면 고유 명칭도 살리고 그 대상물이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곽중철 (2015-07-30 17:27:57) 
 
[발언대] 地圖상 영문 표기, 국제 원칙 따라야

 입력 : 2015.07.30 03:00

주성재 유엔지명회의 실무그룹 의장•경희대 교수
 우리 지명의 영문 표기 방식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7월 10•24일자 오피니언면). 한강을 'Hangang'으로 쓸 것인가, 아니면 속성을 나타내는 '강'을 번역해 'Han River' 또는 'Hangang River'로 쓸 것인가가 문제 핵심이다. 문체부는 7개 관계 부처와 협의해 'Hangang River'로 표기하는 통일안을 도출했고, 외국인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자는 소통을 중시할 것인가 아니면 국제적 원칙을 중시할 것인가 문제로 이 논란이 귀결된다고 본다.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속성 부분이 번역돼 친절하게 병기된 것을 당연히 선호할 것이다.

그러나 지도상 표기에 관한 국제적 원칙은 속성 부분을 번역하지 않고 모두 로마자로 표기하는 것이다. 지명 표기에 관한 국제 규범을 다루는 유엔지명회의(UNGEGN)는 1979년 이래 국가마다 다른 표기 문제를 인식하고 지도에 표기할 각국 지명 표기 지침을 만들어 제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현재 43개국이 제출한 지침을 보면, 대•소문자, 띄어쓰기, 붙여쓰기 차이는 있으나, 모두 이 원칙에 맞춰 표기함을 알 수 있다. 일본 '후지산'은 'Fuji San', 독일의 '알프스 산악지대'는 'Alpenvorland'로 표기하는 것이다. '몽블랑'은 그대로 'Mont Blanc'이다. 2012년 제출한 한국의 지침서도 'Hangang' 'Namsan'으로 표기할 것을 도면과 함께 공지했다. 대표적 관광 책자 '론리 플래닛'도 이 원칙에 따라 한국 지명을 표기하고 있다.

그러면 소통과 원칙, 이 두 가지 가치를 어떻게 조화할 수 있을까? 필자는 각 매체 특성을 존중한 차별화된 원칙을 설정하는 것이 그 방법이라고 믿는다. 즉, 지도에서는 원칙에 의해 번역 없이 로마자화된 하나의 단어로 표기하고, 도로 표지판이나 관광 안내문 또는 방송 등에서는 영문 번역을 유연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지도는 정제된 표현의 정보 전달 매체로서, 번역 없이도 색깔, 모양 또는 아이콘으로 산인지 강인지 그 속성을 나타낼 수 있다. 지도를 읽는 사람들은 '-gang'이 'river'임을 알게 돼 자연스럽게 한글을 배우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신속한 소통이 최우선 목적인 표지판이나 방송은 사용자 이해를 돕기 위한 친절한 번역을 부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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