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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정상회담 통역 전망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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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철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18-06-11 08:36 조회1,091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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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정상회담 통역 전망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교수 곽중철

 

지난 4 27일 판문점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드디어 김정은 위원장의 음성과 발언, 그리고 연설을 충분히 들을 수 있었다. 통역사는 어떤 연사를 처음 통역할 때 자연히 긴장하게 된다. 어떤 목소리일까, 어떤 어조일까,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을 할 것인가 등으로 걱정을 많이 한다. 이번 행사에 외신기자들을 위해 세운 일산 킨텍스 프레스센터에서 통역사들은 김정은 위원장을 처음으로 통역하는 영광(?)을 누렸다. CNN 등 외신들을 지켜본 결과 다행히도 큰 문제 없이 통역이 되었던 이유는 우리가 아직 북한 말을 이해하고 통역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던 방증이다. 그런 김정은이 싱가폴에서, 트럼프 앞에서 발언을 하기는 처음이기에 북측 통역사는 상당히 신경이 쓰일 것이다.

 

6 12일 싱가폴 회담을 앞두고 우리 공중파 및 종편 채널들도 벌써 외신보도를 동시통역할 통역사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의 통역사들은 미북정상회담을 직접 통역하기보다는 당일 CNN등 외신의 관련보도나 미국측 대변인의 브리핑, 회담 후 기자회견을 통역하게 될 것이다.

 

이제 미북정상의 통역관은 정해졌다. 미국 측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 뿐 아니라  2014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2010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한국어 통역도 담당한 베테랑 이연향 미 국부부 통역국장이다. 한국외대 통역대학원을 나온 이 국장은 하도 노출이 많이돼 한미 시청자들에게 얼굴이 알려졌다. 백악관에서 그렇게 오래, 그렇게 자주 미국대통령과 보조를 맞춘 한국계 미국인이 있었을까? 특히 최근에는 백악관에 상시근무하는 것처럼  살다시피 했다. 이씨의 작은 몸집은 있는 듯 없는 듯 통역사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는 그만이다. 그는 2005 3월부터 이화여대 통역대학원 교수를 역임하면서 방한하는 미국 대통령과 국무장관 등을 프리랜스로 통역하다가 2009년 초 학교를 떠나 미 국무부 전속 통역사로 활동 중이다. 13년의 세월이다.

 

한편 최근 뉴욕 회담 당시 이연향 국장 맞은편에 앉아 김영철 북한통전부장의 통역을 담당했던 김주성 씨가 김정은 위원장의 통역사다태영호 전 북한 대사관 공사의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에 김주성은 김정은 위원장의 전담 통역팀인 '1호 통역' 소속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오는 12일 열릴 미북 정상회담에도 이 두 사람이 뉴욕에 이어 싱가포르에서도 다시 만날 것이 분명하다.  이연향은 트럼프의 영어를 한국어로, 김정은에 전달하고, 김주성은 김정은의 한국어를 영어로 전달하므로 일단 이미 수없이 통역해본 내용이라 문제가 없다. 다만 김주성으로서는 김정은의 발언을 트럼프에 통역하는 것이 처음이고, 이연향도 김정은은 처음 만나므로 긴장이 될 것이다.

 

통역 경력이 20년이 넘는 이씨는 2009 12월 초 윌리엄 보즈워스 대표를 비롯한 미국 대표단과 함께 특별기가 있는 오산 공군기지로 이동하기 위해 서울시내 호텔을 떠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미북 만남의 통역을 일찍부터 맛본  것이다. 이번 미·북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DPRK, 남한을 ‘ROK’라고 통일해 지칭하고 이연향 통역사가 이를 받아 약칭으로 ‘조선’과 ‘한국’으로 통역하면 북한 측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를 제외하면 이번 회담의 통역에서 기술적으로 어려운 문제는 없다. 양 정상과 두 통역은 이미 상대방의 수를 다 읽고 나오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온 얘기의 어디에서 합의를 이루고 발표하느냐가 문제일 뿐이다. ()

 

 

부록: 이연향 관련 과거 기사    

 7년째 한미 정상회담 통역 챙겨

"외교엔 정확하게 yes.no 없어

그 사이 어딘가에뉘앙스 중요"

2001 3월 김대중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정상회담 때 부시 전 대통령이 DJ '이 사람(this man)'으로 지칭해 한국에서 논란이 일었다.

 

"부시 전 대통령의 평소 스타일을 알았다면 그런 오해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평소 친근함을 강조하는 분이다. 부시 전 대통령의 'this man'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이 없다는 게 아니라 그만큼 김 전 대통령을 친근하게 대할 수 있음을 보여준 걸로 봐야 한다."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한 뒤 통역사로 활동하다 1996년 미국 몬터레이의 통.번역대학원에 한국어 통역과가 만들어질 때 담당자로 미국에 왔다. 그 후 한국에 돌아가 이화여대에서 통.번역을 가르쳤다. 그사이 짬짬이 국무부의 통역 업무를 돕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다."


 

댓글목록

고진영님의 댓글

고진영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교수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역시 쉼없이 공부하시고 연구하시고 나눠주시는 교수님,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