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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앨범

스위스 대통령 불어 통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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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유럽 순방 중 휴식 겸 스위스를 들렀을 때 로잔느 보 리바쥬(Beau Rivage) 호텔에서 양국 정상회담에 이어 오찬이 열렸고 불어로 통역했다. 스위스 대통령 직은 국민들이 투표로 뽑는 것이 아니라 1년마다 각 주 대표가 돌아가며 맡는데 그만큼 권위가 떨어진다. 정상회담 통역을 해보면 부지불식간에 국력에 따라 정상 간의 우열이 정해지고 말의 힘도 정해진다. 스위스는 ‘잘 사는 중립국’이지만 대통령의 권위가 약해 정상회담에서도 한 수 접고 들어간다. 한국의 대통령이 한 수 위에 서서 회담이 진행된다는 의미다.

이 사진은 두 정상 사이에 통역이 앉고 진행되는 전형적인 정상 회담을 보여주는데 크게 확대되어 대통령 경호실 1-2층 사이 계단에 몇 달 동안 걸려 있었기에 필자가 경호원들 사이에 더 널리 알려졌다.

정상회담은 11시에 시작됐고, 12시 오찬으로 이어졌는데 밥을 먹지 못하는 통역관은 그 날 따라 반주로 나온 프랑스 산 와인이 그렇게 마시고 싶었다. 약 2시경 오찬이 끝났을 때 1층 호텔 식당에 혼자 앉아 음식과 포도주를 주문했다. 통역 중 마시고 싶었던 포도주를 1병 다 마시고 방으로 올라가 오수를 즐겼다. 다음 일정은 저녁 7시, 사마란치 IOC 위원장 부부 주최 만찬이었으니 부담이 적었다. 주위 수행 공무원들은 통역관의 그런 행동에 혀를 내둘렀지만 “통역사의 망중한” 이었다 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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