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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주말매거진] 盧대통령 영어통역은 외교부 악바리 > www.chosun.com/w21data/html/news/200305/200305220257.html > > “노 대통령의 영어 통역사가 누구죠?” > >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지난 11~17일 미국 방문 이후 외교통상부 > 홈페이지에는 이런 질문이 많았다. 1주일간 노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 따라다니며, 수려한 외모에 완벽한 영어로 세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 주인공은 외교통상부의 이여진(李如 ·29) 외무관. > > 비슷한 연배에 역시 영어 잘하기로 소문난 김일범(金一範·30) 외무관이 > 대통령의 방미에 동행했지만 이 외무관의 그늘에 가려진 탓인지(?) 그의 > 모습은 눈에 잘 띄지 않았다. > >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97년 31회 외무고시에 합격, 북미1과와 > 통상교섭본부 다자통상협력과에서 근무했던 이 외무관은 새 정부 들어 > 아예 청와대 의전실에 파견 나가 있다. 대통령의 영어 통역을 담당하기 > 위해서다. > > 건설교통부에서 오랫동안 해외 주재관을 지낸 부친 이부식(李富植) > 교통개발연구원장을 따라 어린 시절을 외국에서 보낸 덕분에 자연스럽게 > 영어를 익힌 그는 외교부 내에서 ‘악바리’로 통한다. > > 99년 미국 컬럼비아대학 로스쿨(Law school)로 2년 연수를 떠났다가, > 3년짜리 전 과정을 정복하기 위해 연수를 마친 후 아예 1년 동안 > 외교부에 휴직계를 내고 일종의 법학박사 학위에 해당하는 ‘JD(Juris > Doctor)’를 따냈기 때문이다. 외시 동기생들조차도 이 모습에 혀를 > 내둘렀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인데, 아직 미혼이어서 동료 외교관들의 >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 > 외교부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98년쯤 남북한과 미국·중국이 참가해 >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를 논의했던 ‘4자회담’의 우리측 통역으로 > 들어갔는데, 미국측의 대표 한 명이 “도대체 한국 통역을 알아들을 수가 > 없어”라고 반농담을 던진 것이 자극제가 돼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는 >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러나 대통령 수행 직후 통역자는 언론과 인터뷰를 > 일정 기간 할 수 없도록 한 정부 규정에 따라 이 외무관을 기자가 직접 > 만날 기회는 없었다. > > 이 외무관 말고도 외교부에는 20·30대의 새내기급 외무관들이 대통령의 > 통역을 직접 맡아 외교가 안팎에서 화제다. 우리 정상이 일본·중국의 > 고위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함께 볼 수 있는 장혜령(張惠玲·31)씨와 > 여소영(呂昭詠·28)씨 등이다. > > 일본인조차 어떨 때는 일본 사람으로 착각할 정도의 능숙한 일본어 > 실력을 자랑하는 장씨는 기업체에 근무했던 아버지의 일본 근무로 > 소학교(小學校) 5·6년 과정을 도쿄(東京)에서 지냈다. 연세대 > 신문방송학과 91학번으로 대학 시절부터 수를 셀 수 없을 정도의 통역 > 경험을 하면서도 장학금을 거의 놓치지 않았고, 97년에는 한국외국어대 > 동시통역대학원 한-일과를 수석으로 입학했다. 99년 일본어 > 통역전문요원으로 별정직 5급에 특채되기 전에는 화장품의 CF모델, > 케이블TV의 강사, 공중파 방송의 리포터로도 활약했다. 편안한 통역과 > 해맑은 미소가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 > > 이에 비해 대만국립대에서 학부·석사과정을 마친 여 외무관은 진지함이 > 강점이다. 중국의 경구 ‘배움에는 끝이 없다(學無止境)’를 생활신조로 > 삼는 여씨는 중국 현대어에 정통하고, 이를 완벽하게 소화한다고 한다. > 2001년 다이빙궈(戴秉國) 당시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방한했을 때의 > 일. 한승수(韓昇洙) 외무장관과의 면담을 마치고 나오던 그는 기자에게 > “난 저 통역(여씨)분이 우리 중국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어찌나 고전과 > 현대어에 해박하던지 놀랐습니다. 저런 인재가 한국에 있다는 사실이 > 대단합니다”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장래 계획을 묻자 여씨는 > “중국어도 계속 공부해야겠지만, 이제 배필도 만나고 싶다”고 했다. > > 통역의 세계는 일반인들의 눈에는 화려하게 비칠지도 모르지만, 고도의 > 세밀함과 인내력도 요구하기 때문에 상상치 못한 고통이 따른다고 한다. > 그럼에도 실제 통역업무를 맡고 있는 이들은 “우리나라를 알리는 > 자부심과 긍지에 힘든 줄 모른다”면서 “믿음직한 젊은이들이 보람 있는 > 현장에 더 많이 뛰어들기를 기대한다”는 바람을 잊지 않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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